함초롬, 해설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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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7/11/01 | 조회 | 57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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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루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줄임)
흙에서 자란 내 마음/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풀섶 이슬에 함추롬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노래로도 만들어진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유명한 시예요.
시인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평화로운 모습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그려 놓았어요. 차마 꿈에도 잊을 수 없는 곳이라고 표현하면서 말이지요. 이 시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많이 담고 있어 우리말을 돋보여 주는 시이기도 한데요, '해설피'와 '함추롬' 등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해설피'는 해가 질 때 빛이 약해진 모양을 뜻해요. 해와, 해가 져서 밝은 빛이 약하다는 '설핏하다'가 더해져서 (해+설핏하다 →해설피) 생긴 말이지요. '함추롬'은 '함초롬'의 사투리로
'함초롬하다'고 하면, '어떤 기운이 서리어 있거나 물기를 머금고 있어 차분하고 곱다'는 뜻이에요. 그 맑디맑은 뜻도 그렇지만, '함초롬'의 '롬'처럼'ㅁ'으로 끝나는 말은 왠지 곱고 따뜻한 느낌이 들지요. '둥그스름, 상큼, 소담, 달콤'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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