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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낙산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5/02/16 |
조회 |
1789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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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낙산
크낙산 마루턱에 올라서면 / 세상은 온통 제멋대로 / 널려진 바위와 우거진 수풀 / (중략) / 산에서 살고 싶은 마음 / 남겨둔 채 떠난다 그리고 / 크낙산에서 돌아온 날은 이름 없는 작은 산이 되어 / 집에서 마을에서 / 다시 태어난다(김광규 : 크낙산의 마음).
'크낙산'은 나말 짜임새로 보면 '크낙한 산'이다. 혹 시인이 상상한 특정한 산일지라도 그 산은 높고 큰 산일 것이다.
'크낙하다'는 주로 '크낙한'으로 작품글에 흔히 써오는 말이다. 그러나 남녘 사전에는 '크나크다'(대단히/매우 크다)의 사투리로 묵히고, 북녘 사전에는 '더없이 크고 크다'를 나타내는 문화어로 살려서 '크낙한 배려', '크낙한 사랑'을 보기로 들었다. 염상섭의 소설 <취우>에 '크낙한 집', 채만식의 <회(懷)>에 '크낙한 설움', 이기영의 <두만강>에 '크낙한 살림' 등의 표현이 있다. 시에서도 그 쓰임새를 많이 볼 수 있다.
ㆍ한 방울의 물이 모여서 / 강이 되니 / 강은 또한 크낙한 / 한 방울의 물이다. <구상 : 그리스도폴의 강>
ㆍ우주의 크낙한 질서 한 옆에는 / 이렇게 허접쓰레기 같은 일도 / 끼어야 하는 것인가. <박재삼 : 질서 한 옆에는>
ㆍ한 송이 풀꽃 피우는 / 크낙한 말없음이여 <조재훈 : 물의 말씀>
ㆍ이 봄의 크낙한 혜택에 / 푸른 열매 묻어 놓고 갑니다. <송정환 : 꽃이 질 때>(중국)
'크낙하다'를 '크나크다'와 같은 표준말로 거두자. '크낙새'는 우는 소리나 나무를 쪼는 소리가 커서 붙인 이름일까? 북에서는 클락클락 운다고 '클락새'라 한다. '크낙-'의 말밑은 더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