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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래우다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5/01/25 |
조회 |
1781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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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래우다
북에서는 '기르다' 나 '키우다'에 못지않게 '자래우다'를 문화어로 널리 쓴다. '기르다'는 '길다'에서, '키우다'는 '크다'에서, '자래우다'는 '자라다'에서 나온(파생된) 말이다. '자래우다'는 '자라다'의 하임(사동)으로 '자라게 하다'를 이른다. '나무를 자래우고, 자식을 자래우며, 민족 간부를 자래운다' 등으로 쓴다.
윤동주(1917~1945)도 습작기 시<아침>에 '자래우다'를 부려 쓴 적이 있다. "이제 이 동리의 아츰(아침)이 / 풀살 오른 소엉덩이처럼 기름지오. / 이 동리 콩죽 먹은 사람들이, / 땀물을 뿌려 이 여름을 자래웠소." 윤동주 시어에는 그 할아버지 고향인 함경북도 방언 등이 더러 있다. '자래우다'도 그 한 가지다. 오늘날 중국이나 중앙아시아 동포들도 익히 쓰는 말이다.
ㆍ길게 자래운 머리 우에 태양모를 살짝 올려놓은 멋쟁이 처녀였다. <윤림호 : 산의 사랑>(중국)
ㆍ그 성격 그 성미를 자래운 고향 <박화 : 영원한 요람>(중국)
ㆍ무엇 때문에 자식들을 자래우는지? <리영광 : 가을비ㆍㆍㆍㆍ>(옛 소련)
ㆍ매일같이 단 하나의 태양이 땅을 덥혀 주고 곡식을 자래우고 <강 겐리예따 : 일곱번째 태양>(옛 소련)
'자래우다'(<자라다)와 같은 짜임새로 된 말에 '재우다'(<자다), '태우다'(<타다), '놀래우다'(<놀라다)<북>, '세우다'(<서다), '키우다'(<크다) 따위가 있다. 뒷가지 '-이우-'가 붙어 줄어진 말들이다.
토박이 방언은 중요한 언어 유산이다. 겨레말이 겨레의 정신 문화를 '자래우는' 것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