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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말의 한계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5/01/10 |
조회 |
1973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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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준말의 한계
민족이란 한가지 말을 쓰는 언어 공동체여서 겨레붙이가 쓰는 말은 같지만, 고장에 따라 말씨가 조금씩 다른 것은 그 고장의 독특한 풍토가 새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라 안 여러 고장 중의 하나일 뿐인 서울 고장 말을 표준말로 삼은 현행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으로는 전체말을 아우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남북이 한가지로 쓰는 말 가운데 '화톳불'이 있다. 그러나 북쪽 사전에 올려져 있는 '우등불'을 남쪽 사전은 사투리로 제쳐 표준말로 쓰지 못하게 해놨다.
화톳불 : 한데다가 장작 따위를 모으고 질러 놓은 불.
우등불 : 화톳불, 모닥불의 평안방언.(이상 남쪽 사전)
화토불 : 한데에 나무삭정이나 나무토막, 마른풀 같은 것을 모아 질러 놓은 불.
우등불 : 주로 한데서 추위를 막기 위해 나무토막이나 뗄나무 같은 것을 모아놓고 피우는 불.(이상 북쪽 사전)
이는, 산림지대인 평안도나 남만주에서는 아름드리 나무토막으로 우등불을 피울 수 있지만, 기껏 서까랫감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 서울 쪽에서는 화톳불보다 규모가 큰 불을 피울 수 없었던 탓에 아예 '우등불'이란 말이 생기지 않았던 까닭이다.
이처럼 그 고장에서 쓰이지 않는다고 사투리로 내치면 나중엔 괜찮은 말 하나가 스러져 없어지게 된다. 이런 경우가 한둘이 아닌데, 국어사전에서는 물론, 표준말 규정의 방언이나 복수표준어 조항을 확장하여 온전한 말로 거두어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