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에 묻힌 금싸라기 게시글 상세보기 - 작성자, 등록일, 조회, 첨부에 대해 안내
골골에 묻힌 금싸라기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4/12/25 |
조회 |
2045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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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골에 묻힌 금싸라기
우리나라 서북 고장에 많이 쓰는 말 '말밥'은 구설수나 입방아, 입길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지만 말과 밥이 지닌 여러 뜻 가운데서 한 가지씩 어우러져 아주 구수한 말맛을 담아내고, 우리말과 한자말의 다른 점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말이다.
'말'의 '사람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음성기호', '일정한 내용의 이야기'라는 두 가지 뜻 중 뒤엣것에, '밥'의 말뜻 가운데 '이용되거나 희생되는 대상 따위'의 뜻이 만난 말로서, '일정한 내용의 이야깃거리로 이용되거나 희생되는 대상'으로 '구설수'와는 다른 말맛을 지닌다.
이렇듯 서울말에서는 잘 쓰지 않는 말들이 겨레가 사는 골골에 살아 있다. 우리가 지금이라도 겨레사랑의 눈씨를 가지고 나라말을 찾아 나선다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옛 고구려 땅 중국 극동과 소련 연해주, 유민이 흩어져 사는 중앙아시아 골골에서 우리 겨레의 아름다운 얼을 만날 수 있으리라.
서북 고장에서 많이 쓰는 말 '괴짚다'(팔을 바닥에 괴어 버티면서 짚다)와 '굼졸다'(구물거리며 졸다)는 시시콜콜한 몸짓을 하나의 낱말에 뭉뚱그려 담고도 한눈에 그 뜻을 알아볼 수 있도록 다듬어진 금싸라기이고, 극동 중국 고장말 '놀각질'(놀기를 일삼는 짓)과 '말새질'(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는 말을 하고 다니는 짓)은 사람의 언행태도가 압축된 보물같은 말이다.
북쪽 끝 외진 함북 고장말 '소라지'(솔+아지:소나무 어린 가지)에 이르면 우리 겨레말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