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금이 저린다. “그 선생님은 호랑이로 소문이 나서 그 분 앞에 서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 못 견디겠다.” 예문에 나오는 ‘오금이 저린다’는 말은 자기의 잘못이 금방 탄로 나거나 불기한 재앙이 닥칠 것 같아서 마음을 졸인다는 뜻이라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 가운데는 간혹 뜻도 잘 모르고 쓰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오금’입니다. 그렇다면 ‘오금이 저린다’라는 말에서 ‘오금’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이 ‘오금’이라는 말은 우리 몸에서 무릎이 구부러질 때 안쪽에 접히는 오목한 부분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오금이 저려서 꼼짝도 못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보면 ‘내 친구는 영화라면 오금을 못 쓴다’ 또는 ‘그는 아내 앞에서는 오금을 못 쓴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을 무엇에 반하거나 혹해서 어쩔 줄 모른다는 뜻으로 쓸 때는 ‘사족을 못 쓴다’라는 표현을 써도 뜻이 같아집니다. 그러므로 ‘내 친구는 영화라면 오금을 못 쓴다’나 ‘내 친구는 영화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 같은 뜻이 되는 것입니다. ‘오금이 저린다’와 ‘오금을 못 쓴다’라는 뜻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