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젓가락 게시글 상세보기 - 작성자, 등록일, 조회, 첨부에 대해 안내
숟가락/젓가락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7/07/04 |
조회 |
2513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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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과 '젓가락'의 글자를 보면 둘 다 '가락'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데, 왜 '숟가락'은 'ㄷ'받침이 쓰이고 '젓가락'에는 'ㅅ'받침이 쓰일까요?
더욱이 표기상으로는 'ㄷ'과 'ㅅ'으로 구분해 적지만 발음상으로는 구분이 안 되는데 말입니다.
오래전 어떤 영화에서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에게 왜 '숟가락'에는 'ㄷ'이 쓰이고 '젓가락'에는 'ㅅ'이 쓰이냐고 물어보니까 '젓가락'의 'ㅅ'은 '젓가락'을 집을 때의 모양이 'ㅅ'과 비슷해서라고 하던데 설마 그렇지는 않겠죠?
'숟가락'은 '술'과 '가락'이 만나 합성어를 이루면서 '술'의 'ㄹ'이 'ㄷ'으로 바뀐 것이고,
'젓가락'은 '저'와 '가락'이 만나면서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니까 사이시옷을 붙인 것입니다.
'술가락'이 '숟가락'으로 바뀐 것처럼 합성어를 이루는 과정에서 받침의 'ㄹ'이 'ㄷ'으로 바뀐 단어들로는 '이튿날, 섣달, 반짇고리' 등을 더 들 수 있습니다.
이 말들은 '이틀+날', '설+날', '바느질+고리'에서 앞말의 받침 'ㄹ'이 'ㄷ'으로 바뀐 것입니다.
'술'이라는 말은 '숟가락으로 헤아릴 만한 적은 분량'이라는 뜻도 있고, 옛말에서는 '국물이 있는 음식'을 뜻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어에서는 '술'이라는 말만으로도 '숟가락'의 의미로도 사용되었습니다.
1940년에 간행된 『수정 증보 조선어 사전』에는 '술가락'을 '숟가락'의 동의어로 처리해 예전에는 '술가락'과 '숟가락'이 함께 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젓가락'은 '저(箸)+가락'으로 분석되는데, '저'의 받침에 쓰인 'ㅅ'은 이른바 '사이시옷'입니다. '저'라는 한자말에 '가락'이라는 토박이말이 결합하여 합성어를 이루는 과정에서 뒤 말 '가락'이 [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시하기 위하여 앞말 모음 아래에 'ㅅ'을 붙인 것입니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수저'는 '숟가락을 달리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