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라'와 '밝히라' 게시글 상세보기 - 작성자, 등록일, 조회, 첨부에 대해 안내
'밝혀라'와 '밝히라'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5/05/31 |
조회 |
2280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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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혀라'와 '밝히라'
우리 말글의 명령문 씨끝에는 '-아라/-어라'와 '-(으)라'가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쓰임이 좀 다르다.
'잡다'를 보기로 들면 '잡아라'와 '잡으라'는 둘 다 시킴꼴이지만 뜻이 같지 않다. '잡아라'는 '저 놈을 잡아라!' 하고 외칠 때처럼 직접 사람이 사람한테 소리칠 때 쓰는 말이고, '잡으라'는 현수막에 쓰인 구호에서나 격언 같은 데서 쓰는 말이다. 그래서 앞엣것을 '직접 명령', 뒤엣것을 '간접 명령'이라고 이름 붙여 설명한다.
그런데 요즘 이 직접 명령과 간접 명령의 구분이나 쓰임이 일부 신문의 사설 같은 데서 흐려지고 있다. 신문의 사설은 직접 명령이 쓰일 자리가 아니다. 사설은 글을 쓴 이가 독자들을 모아놓고 바로 음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장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데 '밝히다'의 경우, 간접 명령은 줄기에 그냥 '라'만 븥여야 하므로 '밝혀라'가 아니라 '밝히라'가 걸맞다.
'밝혀라'라고 해야 좀 더 생생한 느낌을 전할 수 있어서 그렇게 한다는 해명도 있는데, 그렇다면 '공개하다' 같은 말도 '공개해라'로 해야 일관성이 있다. 그러나 사설 따위에서 '하다'의 경우 '하라'라고 하지 '해라'라고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밝혀라'라고 하면서 '공개하라'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조금만 더 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혼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