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장과 연기    "요새 연극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그 연극 봤니?"    "응, 관객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공연을 한 달 연기하기로 했대." 위에서처럼 '연기' 와 '연장' 을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본래 '연기' 라는 말은 정해진 기한을 뒤로 미루는 것으로, 기한을 정하지 않고 다음으로 미루는 것을 '무기 연기' 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회의를 5시로 연기합니다' 또는 '오늘 공연을 10일로 연기합니다' 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연장' 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우선 길이나 기한 따위를 처음에 정한 것보다도 길게 늘이는 것 또는 예정한 횟수에 추가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국회 회기를 10일간 연장한다' 또는 '연장 11회에서 승부가 났다' 와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의 대화는 '관객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공연을 한 달 연기하기로 한 것' 이 아니라 '한 달간 연장하기로 했다' 고 해야 옳습니다. 그리고 '졸업 여행도 수업의 연장이다' 와 같은 문장에서처럼, 어떤 일의 계속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정리해 보면. 공연을 다음 기회로 미룬다는 것은 '공연을 연기한다' 고 하고, 공연 기간을 더 길게 늘린다는 것은 '공연 기간을 연장한다' 고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