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는 엉기고 실은 엉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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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5/01/13 | 조회 | 2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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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체는 엉기고 실은 엉키고
"고깃국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더니 기름이 엉켰어요." '엉기다' 와 '엉키다' 의 발음은 비슷하지만 쓰이는 상황은 서로 다릅니다.
우선 '엉기다' 는 '기름이 엉긴다, 피가 엉긴다' 와 같이 어떤 액체가 한데 뭉쳐서 굳어진다는 뜻이 있고, '그 집 담벼락에는 담쟁이 덩굴이 서로 엉겨 있어요' 처럼, 무엇이 한데 얽히고 엇갈린다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또한 일을 척척 해 내지 못하고 허둥거릴 때, '왜 그렇게 일을 빨리 못하고 엉깁니까?' 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기어갈 때도 '엉기다' 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엉키다' 는 원래 일이나 물건이 서로 얽혀서 풀기 어렵게 된다는 뜻을 가진 '엉클어지다' 란 말의 준말입니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엉켜서 잘 빗어지지 않습니다' 또는 '털실이 엉켜서 풀지 못하겠어요' 와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졌어요' 에서처럼 '헝클어지다' 라는 표현도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은 '엉클어지다' 의 거센말로 강한 어감을 주는 말입니다. 대개는 '기름이 엉킨다' 또는 '담쟁이 덩굴이 엉킨다' 와 같이 '엉기다' 를 써야 할 곳에 '엉키다' 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때는 '엉키다' 가 아니라 '엉기다' 가 맞는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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