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조금 이웃에 큰일이 있을 때에 서로 돕는 것은 보편적인 사람의 모습이다. 일손으로 돕기도 하고, 돈이나 물건으로 돕기도 한다. 궂은일을 당했을 때에는 슬픔을 나누어 가지는 마음으로 도우며, 좋은일에는 함께 기뻐하는 마음으로 돕는다. 우리 겨레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 언제부터인가 우리 겨레는 부조라 했다. 부조(扶助)란 낱말의 기본뜻은 '남을 붙들어 도와 줌'이다. 혼인과 같은 좋은일에는 축하의 명목으로 부조를 하며, 장례와 같은 궂은 일에는 위로의 명목으로 부조를 한다. 그 속에는 경제 논리가 깔려 있다. 뻔한 살림살이에서 그런 일을 치러 낸다는 것은 여간 부담되는 일이 아니다. '부조'에는 그 부담을 조금씩 나누어 지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부조의 뜻으로 내는 돈을 부조금이라 한다. 부조금에는 부의금(賻儀金), 축의금(祝儀金) 들이 있다. 부의금은 초상난 집에 보내는 돈을 말하는데 부의전(賻儀錢)이라 하기도 하고, 조위금(弔慰金), 조의금(弔意金)이라고도 한다. 축의금은 혼인식이나 환갑 잔치 같은 자리에 축하한다는 뜻으로 보내는 돈을 말하는데, 알기 쉽게 축하금이라 해도 좋다. 아름다운 '부조'의 뜻에서 벗어난 부조금이 만연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이 큰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