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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가 바르다' |
작성자 |
한글사랑 |
등록일 |
2004/12/28 |
조회 |
3334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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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우가 바르다
사리가 분명한 것을 일컬어 흔히들 "경우가 바르다"라고 한다. 이 때의 경우를 한자로 境遇라고 쓰고, '어떤 때' 또는 '어떤 상황이나 사정'을 뜻하는 낱말로 아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낱말은 그것과 관련이 없으며, 경우가 바르다도 바른 표현이 아니다.
다 알다시피, 중국에는 황하라는 큰 강이 있다. 그 위쪽 지역인 섬서성에는 황하로 향하여 흐르는 '경수(經水)' 와 '위수(渭水)' 라는 강이 있다. 그런데 예로부터 이 강의 물빛은 매우 대조적이었다 한다. 경수의 물빛은 흐리고, 위수의 물빛은 맑았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하나의 낱말이 생기게 되었다. 경위(經渭)가 그것이다. '경수'와 '위수'의 물빛이 확실히 구별된다는 사실로부터 '사물의 구별'을 뜻하는 말로 전용된 것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물질적인 구별만이 아니라 '사리나 언행의 구별'을 뜻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더하여 '사리의 분별이 올바르'거나 '언행이 반듯한' 것을 가리켜 경위가 바르다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경우가 바르다는 바로 이 말을 잘못 말한 것이다.
경위가 바르다의 반대 개념의 표현은 경위가 비뚤어지다가 아니라 경위가 없다이다. 물론 경우가 없다는 잘못된 표현이다.